안녕하세요. 리뷰하는 남자 리뷰고래입니다.
여러분은 차인표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제게는 바른 이미지, 왕년의 대스타 그리고 분노의 양치질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아무래도 차인표 씨와 동시대가 아닌 분들이라면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차인표 씨께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봤습니다.
바로 영화 '차인표'입니다.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과거의 차인표는 잊어라!"
-작품 특징
"차인표의 새로운 발견"
차인표 님은 1993년 데뷔로 벌써 28년 차 배우가 되셨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큰 인기를 구가하시며 한 때는 톱스타 반열에 오르셨죠. 그런데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이렇다 할 작품에 등장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차인표 씨가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기억하는 작품은 어릴 적 보았던 '왕초', 그나마 최근이라고 한다면 영화 '감기'에서 특별 출연하셨던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인표 님께서도 이러한 본인의 상황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출연하신 것이 바로 영화 '차인표'입니다.
영화 차인표는 차인표 님의 현실을 반영한 영화다 보니 다큐멘터리나 자서전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것을 코미디 장르라는 포맷 안에 맞춰 넣음으로써 관객들이 보다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저는 차인표 님의 코믹 연기를 보는 게 처음이었는데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원래의 성격이 그렇다고 하셔도 이상하지 않을 연기랄까요? 하지만 실제 모습은 그렇지 않다고 하시네요. 새롭게 출발하는 배우 차인표 님의 새로운 모습을 보시고 싶다면 지금 바로 시청해보세요.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
앞에서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영화 '차인표'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함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존재하지 않으며, 하물며 진지한 것 같은 장면도 개그로 마무리를 짓는 놀라운 연출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배우의 대사나 주어지는 상황마저도 너무 개그 쪽에 치우쳐져 있어서 개그 콩트 여러 개를 이어 붙인 것 같은 착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연출이 과연 성공적이냐 물으신다면 저는 반반이라고 하겠습니다. 보시는 분들에 따라 다르시겠지만 어찌 되었건 조금 딱딱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친근감 있게 풀어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뚜렷한 웃음 포인트가 없다는 것입니다. 노래를 예로 들면 '어? 이제 쯤에 터져야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냥 끝나버리는 그런 노래입니다. 잔잔한 재미는 있지만 묵직한 한방이 없다랄까요? 사실 이런 잔잔한 재미도 순전히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각설하고 결론은 잔잔한 웃음으로 기분 좋게 마지막까지 볼 수 있는 코미디 장르 영화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다한 작품"
자칫하면 B급 영화로 보일 수도 있던 작품을 고급스럽게 만든 것은 역시 배우들의 연기력이었습니다. 차인표 님의 코미디 연기는 재미있으면서도 가볍지 않았습니다. 적당한 선을 잘 지켰다고 표현하겠습니다. 조금만 오버됐다면 유치할 수도 있는 대사나 표정들을 딱 최대선까지 맞추어 한 명의 시청자로서 오글거림이나 불편함은 없어 즐겁게 시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달환, 송재룡 배우님의 존재감은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작품 중반부터 뻔하고 늘어지는 전개가 이어졌는데, 그럼에도 몰입감을 잃지 않은 것은 두 배우 분의 연기 덕분이었습니다. 배우의 연기를 보는 맛으로 본 영화는 조금 오랜만이었습니다. 배우들의 멋지고 재미있는 연기가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영화 '차인표'가 알맞은 선택이 되실 겁니다.
-상세정보
- 감독: 김동규
- 출연: 차인표, 조달환, 송재룡
- 각본: 김동규
- 장르: 코미디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1시간 42분
-줄거리
여기 한 배우가 있습니다.
젠틀하고 반듯하고 강인한 이미지로 한때는 탑스타까지 올랐지만 이제는 이렇다 할 작품에도 출연하기 어려워진 배우 차인표입니다. 아직도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힌 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그는 세상과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지금까지 일구어낸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최선이자 최고였죠.
그런 그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합니다.
애완견 별님이와 산으로 산책을 나선 어느 날.
그는 아줌마 팬들에게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손으로 똥을 움켜쥐거나, 흙탕물에 빠지는 등 재수 없는 일들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몰골로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이미지 관리를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그는 우연히 만난 산악인에게 산 밑 여고의 샤워실이 개방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고민은 짧았습니다. 학교는 방학 중이라 아무도 없다는 그의 이야기를 믿으며 그는 그곳에서 샤워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가 샤워하고 있던 도중 건물이 무너져 내립니다.
한참 뒤에 눈을 뜬 그는 건물 잔해에 함몰되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핸드폰마저 액정이 부서져 전화를 걸 수 없는 위기의 상황, 천만다행으로 매니저 '아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이제 아람이 구조대에 연락한다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차인표는 그가 구조대를 부르는 것을 막습니다.
구급차가 온다면 여고에서 발가벗은 채 발견된 자신의 모습이 온갖 신문에 대서특필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가 지금까지 지켜온 이미지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습니다. 결코 그것을 용납할 수 없던 그는 아람에게 자신을 꺼내 달라 합니다. 그렇게 현장한 도착한 아람.
과연 차인표는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결말(스포有)
아람은 어떻게든 차인표를 구하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학교 측의 김주사가 건물의 철거를 위해 현장을 밤낮으로 지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도 그 혼자서는 차인표를 구해낼 도리가 없었습니다. 재차 차인표에게 구급대를 부를 것을 설득하는 아람에게 차인표는 되려 그를 나무랍니다.
결국 화가 난 아람은 그를 향해 그간 참아왔던 울분과 그의 현실을 낱낱이 토해냅니다.
제발 이제는 정신을 차리라는 아람의 간절한 목소리.
차인표는 마침내 자신이 잘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실수해도 괜찮고 부끄러워도 되는 건데, 스스로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전부 착각이었음을.
그는 아내에게 진심을 토로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많은 기자들과 시민들 앞에서 알몸 차림으로 구조되면서 그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이미지는 아무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가 모든 것이 부질없었음을 깨달으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총평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배우 차인표 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삶도 차인표 님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도 그처럼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니까요. 그것은 나를 지키려는 것이라기보다는 그저 새로운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혹시 나라는 이미지의 틀에 갇혀 고통받고 계시진 않습니까?
그렇다면 앞서 차인표 님의 대사를 다시 한번 들려드리겠습니다.
"실수해도 해도 괜찮고 부끄러워해도 되는데 나는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았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한 방법이 될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변화를 시작한 차인표 님처럼 우리에게도 좋은 변화가 일어나기를 희망합니다.
대작은 아니지만 즐거웠고, 철학적인 영화도 아니지만 많은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영화 '차인표'였습니다.
여러분도 차인표와 함께 즐거운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리뷰하는 남자 리뷰고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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